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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 기사등록 2026-07-24 00:44:12
  • 수정 2026-07-24 01:11:32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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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 배명갑 창원특례시의회 건설해양농림위원회 의원


정부가 육·해·공군사관학교를 통합해 대전에 국군사관학교를 설립하는 방안을 검토하면서 진해가 크게 술렁이고 있다. 단순히 한 교육기관의 이전 문제가 아니다. 대한민국 해군의 역사와 정체성, 그리고 국가안보의 근간을 흔드는 중대한 정책이기 때문이다.


진해는 대한민국 해군과 함께 성장한 도시다. 해군본부가 자리하고, 해군교육사령부와 해군사관학교가 있으며, 장교와 부사관, 병사를 양성하는 명실상부한 대한민국 해군의 중심지다. 해군사관학교는 단순한 대학이 아니라 대한민국 해군의 정신과 전통을 계승하는 상징적 기관이다.


그런데 정부는 지역사회와 충분한 논의나 공론화 과정도 없이 통합 추진 계획을 발표했다. 국가안보와 직결되는 중대한 정책을 지역과 국민의 의견 수렴 없이 추진하는 것은 절차적으로도 납득하기 어렵다.


더욱 우려되는 것은 해군사관학교를 내륙으로 이전하는 발상 자체다. 해군은 바다에서 작전하고 바다를 통해 국가를 지킨다. 해군 장교 교육 역시 바다를 떠나서는 완성될 수 없다. 해양환경 속에서 체험하고 훈련하며 바다를 이해하는 과정이야말로 해군 교육의 핵심이다.


세계 주요 해양강국들도 해군사관학교를 해양환경과 연계해 운영하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해군의 전문성은 현장성과 해양성이 바탕이 되어야 하며, 합동성 역시 각 군의 전문성을 충분히 갖춘 이후에 실현되는 것이 순서다.


진해가 해군사관학교를 품고 있는 이유도 단순히 역사 때문만은 아니다. 이곳에는 해군기지와 교육시설, 실습환경, 군사문화가 하나의 체계로 구축되어 있다. 이는 수십 년 동안 축적된 국가적 자산이며 하루아침에 다른 지역으로 옮길 수 있는 성격의 인프라가 아니다.


지역경제 측면에서도 영향은 결코 적지 않다. 해군사관학교는 지역 상권과 관광산업, 군항문화의 중요한 축이다. 특히 군항제 기간 해군사관학교 개방은 진해를 찾는 국민들에게 해군을 직접 체험할 수 있는 소중한 기회를 제공해 왔다. 이는 경제적 효과를 넘어 국민과 해군을 연결하는 상징적 공간으로 자리 잡아 왔다.


정부가 향후 대체시설이나 개발사업을 제시한다고 해서 해결될 문제도 아니다. 해군사관학교는 다른 시설로 대체할 수 있는 기관이 아니다. 심장을 빼낸 뒤 새로운 장기를 달아주겠다는 논리와 다르지 않다.


물론 국방개혁은 시대 변화에 맞게 추진되어야 한다. 병력 감소에 대응하고 효율성을 높이기 위한 논의도 필요하다. 그러나 효율성만을 앞세워 각 군의 전문성과 역사성을 희생해서는 안 된다. 국가안보는 비용 절감의 논리만으로 판단할 문제가 아니다.


정부는 지금이라도 충분한 연구와 국민적 공론화, 국회의 심도 있는 논의를 거쳐야 한다. 무엇보다 진해 시민과 해군 구성원들의 목소리를 먼저 들어야 한다.


진해는 단순한 지역이 아니라 대한민국 해군의 역사와 정신이 살아 있는 도시다. 해군사관학교는 그 중심에 있다.


국가안보는 하루아침에 만들어지지 않는다. 오랜 역사와 전통, 현장성과 전문성이 쌓여 오늘의 대한민국 해군을 만들었다. 그 가치를 행정 편의와 조직 통합이라는 이름으로 훼손해서는 안 된다.


해군사관학교는 단순한 교육기관이 아니다. 대한민국 해군의 심장이며, 진해의 역사이고, 국가안보의 상징이다. 정부는 통합과 이전 계획을 전면 재검토해야 한다. 그것이 국가안보를 지키고 대한민국 해군의 미래를 지키는 길이다.


배명갑 창원특례시의회 건설해양농림위원회 의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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